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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진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5-06 21:00 )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마주친 사람도 있는데 마주치지 않은 사람들로 생각이 가득하다 그를 보는 것이 긍정도 부정도 아니고 외면하는 것이 선행도 악행도 아니다 환멸은 차갑고 냉소가 따뜻해서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들과 내렸다 돌아보면 버스에 아... Tag:

황유원 [초자연적 3D 프린팅]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5-07 21:00 )

창문을 열어놓은 채 홀로 물이나 한잔 따라 마시고 있을 때 그는 꼭 화선지에 칠해진 검은 밤 같다 벼루에 찬물 따르고 먹을 갈면 거기서 풀려나온 새까만 밤이 물속에 고이고 이 밤이 벼루에서 나온 것인지 먹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벼루에 먹을 갈던 손... Tag:

김금희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5-09 21:00 )

누구를 만날 기분도 처지도 아니었지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아파트 공터에서 잠깐 보자는 장의사의 말은 아이스크림이나 먹을까 하는 제안으로, 이왕이면 맛있는 점심을 먹자는 결론으로 바뀌었다. 나는 엄마가 아무리 권해도 찾지 않았던 미용실에 가기 위해... Tag: 밑줄만

박지일 [립싱크 하이웨이]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5-04 21:00 )

숲 없고 민박 없고 도로도 없다. 나는 그저 못질하기 위해 태어난 망치다. 어디 절실함이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이 순간 태어난 나는 망치다. 나는 처음으로부터 멀어 진다. 사방에 깔린 것이 모래니 내려칠수록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런 나를 기록하는 네가... Tag:

위화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5-02 21:00 )

그들에게 진정한 ‘견해’ 란 무엇일까? 남들이 길을 선택할 때 그들은 길목, 그러니까 교차로나 사거리의 길목을 선택한 듯싶다. ‘견해’ 를 부정할 때도 사실 그들은 ‘견해’ 를 선택한 셈이다. 견해가 완전히 없기란 불가능하므로 이 점은 누구나 인정할... Tag: 밑줄만

허수경 [가기 전에 쓰는 글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28 21:00 )

불행해져서는 안 된다. 아주 많이 해보았다. 새로운 사랑은 우리를 꽉 채우는 그런 사랑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사랑이다. 홍대 앞에 가서 아주 차가운 맥주 한잔 마시고 싶은 날. 걷다보면 알 수 있겠지. 저 꽃들 사이에서 웃다보면 알 수 있는 사랑도... Tag: 밑줄만

무라카미 하루키 [고양이를 버리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29 21:00 )

프랑스의 영화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전기를 읽고, 트뤼포 역시 유소년 시절에 부모와 떨어져 (거치적거리는 존재로 거의 방치되어) 다른 집에 맡겨진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트뤼포는 평생 작품을 통해 ‘버려진다’ 는 한 모티프를 지속적으로 추... Tag: 밑줄만

알렉산드르 푸시킨 [눈보라]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30 21:00 )

당신을 사랑했소. 어쩌면 사랑은 내 가슴속에서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을지 모르오. 하지만 당신이 그로인해 근심치 않기를. 무엇으로도 당신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소. 당신을 사랑했소. 말없이, 기대 없이, 때로는 소심하게, 때로는 질투로 괴로워하면서.... Tag: 밑줄만

허수경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27 21:00 )

“갈대는 우거지고 흰 이슬은 서리가 되었네. 내 마음의 님은 물 건너에 계시다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길은 멀고 험하고, 물길을 따라 내려오지만 여전히 물 한가운데 있네.” 이가원 선생이 번역하고 주해를 했다. 진풍에 속하는 이 시에는 ‘겸가’ 라... Tag: 밑줄만

허수경 [너 없이 걸었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25 21:00 )

점심시간이면 모든 건물들에서는 밥을 먹으러 나오는 사람들이 쏟아졌다. 식당들은 좁고 시끄러웠으며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바빴고 그 난리중에 김치찌개, 우렁 강된장 비빔밥 한 그릇을 얼른 해치우고 사무실로 돌아가야하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나도 그... Tag: 밑줄만

허수경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26 21:00 )

제게 사원은, 마음이 어지러울 때 찾아가는 곳이에요. 누군들 그럴까요, 저는 마음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이들을 알고 있는데 그들 가운데 한 이는 사원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을 위로할 수 있을까, 하고 반문했어요. 그렇지요, 그 ... Tag: 밑줄만

한 강 [소년이 온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19 21:00 )

눈이 더 나빠져 가까운 것도 흐릿하게 보이면 좋겠다고 너는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흐릿하게 보이지 않는다. 무명천을 걷기 전에 너는 눈을 감지 않는다. 피가 비칠 때까지 입술 안쪽을 악물며 천을 걷는다. 걷은 다음에도, 천천히 다시 덮으면서도 눈을... Tag: 밑줄만

한 강 [여수의 사랑]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18 21:00 )

이렇게 고요해질 통증인 것을, 지난밤에는, 또 수없이 반복되었던 그 밤들에는 이런 순간을 믿지 못했었다. 마치 밤이 깊을 때마다 새벽을 믿지 못하듯이, 겨울이 올 때마다 봄을 의심하듯이 나는 어리석은 절망감에 사로잡히곤 했던 것이다. 전철은 어두운... Tag: 밑줄만

책을 베개 삼아 보내는 청춘의 블랙홀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15 21:00 )

쓰리잡과 개강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다가 이제서야 적어보는 개강 6주 차 일상. ??? : 일요일엔 왜 달 모양이 없어? : 사실 공강 5시간 동안 점심 빨리 먹고 도서관에서 자. 대출할 책 5권을 베개 삼아서. 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위치한 책상 좌우에... Tag: 일기

한 강 [흰]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3-04-16 21:00 )

이 낯선 도시에서 왜 자꾸만 오래된 기억들이 떠오르는 걸까? 거리를 걸을 때 내 어깨를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거의 모든 말, 스쳐지나가는 표지판들에 적힌 거의 모든 단어를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움직이는 단단한 섬처럼 행인들 사이를 통과해 나아갈...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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