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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5 2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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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외부에서 끌어 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욕망은 그것을 충동질한 여자의 몸 안에 있다. 그게 아니라면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첫눈에 벌써 욕망이 솟아나든지 아니면 결코 욕망이란 존재하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성욕과 직결된 즉각...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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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김사과 [바캉스 소설]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7 2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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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사에 대한 집착적인 덕질 끝에 이로아가 도달한 깨달음을 다시금 정리하자면 이렇다. 자유란 없다. 원래도 없었고, 발명된 적도 없었고, 단 한 번도 누군가 그것을 소유했던 적도 없다. 자유란 완벽한 불가능성, 막다른 길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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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레이먼드 카버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 코스모스도서관 | 23-08-28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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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리가 죽은 뒤 바뀐 것들을 이야기했다. 나는 지금 여기 마사틀란에 있고 토마스가 몇 군데 볼 만한 곳을 내게 안내하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존재한다고 생각도 한 적 없는 것들. 우리가 다음에 들를 곳은 만사니요, 토마스의 고향이다. 그다음에는...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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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황인찬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 코스모스도서관 | 23-08-30 2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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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멀리 떠나기로 결심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그러나 주말이 끝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만 먼 곳으로 가서는 제철 음식을 먹기로 했다 초봄에 어울리는 여리고 어린 쑥과 향기로운 더덕, 살이 오른 어류들, 평소에 좋아 한다고 생각하...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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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권여선 [각각의 계절]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1 2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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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그런데 방충망도 있는데 도대체 그렇게 커다란 사슴벌레가 어디로 들어오는 거예요? 정원의 질문에 주인이 잠시 생각하는 눈치더니 이내 득도한 듯 인자한 얼굴로 대답했다. 어디로든 들어와. 그리고 가버렸다. 사슴벌레를 대변하는...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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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버지니아 울프 [파도]
( 코스모스도서관 | 23-08-19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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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네 차례야. 땅에 엎드려서 헐떡여야 해. 달렸기 때문에, 이겼기 때문에 숨이 차. 몸 안의 모든 것이 달리고 승리해서 얇아질 대로 얇아진 것 같아. 늑골을 찰싹찰싹 때리고 용솟음친 혈액은 진홍색이 틀림없어. 발바닥이 따끔거려. 마치 철사로 된...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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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장정일 [눈 속의 구조대]
( 코스모스도서관 | 23-08-21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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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푹푹쌓이는 날 반쯤 읽은 책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파혼한 애인을 평생 사랑하게 될 그는 모르리라 교회는 왜 자꾸 마을로 내려오고 도서관은 왜 자꾸 산마루로 올라가는지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비탈길 입구는 눈의 나라가 아니었다 119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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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이덕규 [오직 사람 아닌 것]
( 코스모스도서관 | 23-08-23 2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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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난한 흰빛의 최후를 수습한, 이 간결하고 맑은 슬픔은 결백을 달이고 달여 치명에 이른 순백의 맑은 독 같아서 험하게 상한 몸속의 사나운 짐승을 제압하는 일에 쓰인다네 차마, 검은 간 한 방울 떨어뜨려 흐린 제 마음 빛으로나 어둡게 받아야 하는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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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김경미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 코스모스도서관 | 23-08-13 2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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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 취급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살아 있는 게 너무 재밌어서 아직도 빗속을 걷고 작약꽃을 바라봅니다 몇 년 만에 미장원엘 가서 머리 좀 다듬어 주세요, 말한다는 게 머리 좀 쓰다듬어 주세요, 말해 버렸는데 왜 나 대신 미용사가 울었는지 모르겠습...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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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코스모스도서관 | 23-08-15 2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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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먼 목소리로 너는 말한다. 이것이 내 사과다. 사과는 어둡구나. 사과는 부드럽구나. 부드러움과 미래는 가깝구나. 사과를 받은 내 마음은 고요하다. 사물들은 끝없이 멀어지고 있었다. 가까워지고 있는 것 처럼 멀어지고 있었다. 사과 이전에도 사과 이후...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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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김용택 [모두가 첫날처럼]
( 코스모스도서관 | 23-07-31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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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밝아오자 창문을 열고 별들을 내다보았다 나무들이 곳곳에서 반듯하였다 강 건너 길을 걸었다 어린 쑥들이 마른 풀밭 잔돌 곁에서 돋아났다 서리가 녹아 돌도 쑥도 젖었다 누가 텃밭을 파는지 흙을 파고드는 호미 끝에 자갈 닿는 소리가 강을 건너왔다...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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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문정희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
( 코스모스도서관 | 23-08-04 2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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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 하다가 그만 시시해지고 말았다 뼈 마디마디 숭숭 구멍 뚫려 삐걱대는 시간 물무늬 반짝이는 백지 한 장이 전 재산이다 어제 질병 관리소에 코비드 항체검사를 갔다가 코를 쑤시기 전 직업을 묻는 항목에 시인! 하려다가 그런 조항이 없어 전문인 예술인...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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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김상혁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코스모스도서관 | 23-07-27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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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읽어도 감동이 없다고 말하는 나와 뭐든 읽어야 숨이 트인다고 말하는 당신이 오늘 굳게 마음먹는다 책 한 권 펼쳐두고 대체 무엇이 나의 마음을 단단히 닫았으며 무엇이 당신 앞날의 실감을 무디게 하였는지 꼭 알아내고 싶은 것이다 아니면 큰일난다...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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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윤지양 [스키드]
( 코스모스도서관 | 23-06-04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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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 상관없는 이미지의 나열 2 별 상관없는 소리를 나열 3 변주하기 3 앞선 것 반복 2 오독을 유도하기 4 별 같잖은 생각을 그럴싸하게 별일인 양 5 대단한 생각을 같잖은 것처럼 쓰기 7 건너뛰기 8 클리셰 무침 9 금기에 도전 10 방귀 뀌기 소음 내기 방해하기 11...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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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황인숙 [내 삶의 예쁜 종아리]
( 코스모스도서관 | 23-06-03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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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번갈아 전화를 한다 큰일이다 큰일, 너 얼마나 더우냐! 땀을 줄줄흘리며 나는 심드렁 서늘 대꾸한다 인생에 있어서 더위 따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뭐가 아무걸까 하늘엔 비둘기 땅엔 개미 떼 기록적인 염천 여름에 더위 따위 아무것도 아니다? 그...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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