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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 [A가 X에게]
( 코스모스도서관 | 23-10-28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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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의 친구는 아니죠. 나는 당신의 여인이에요. 당신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있어요. 덧없는 것은 영원한 것의 반대말이 아니에요. 영원한 것의 반대말은 잊히는 것이죠. 잊히는 것과 영원한 것이, 결국...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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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별 곁에서]
( 코스모스도서관 | 23-10-10 2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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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이의 한 부분이라도 된 듯 그이 없이는 아무 일도 못했어. 여기에 살면서는 언어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더 그랬지. 우리는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조국이 우리를 버린 시간들을 함께 통과했어. 그런 남편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다니. 나 혼자 병원에 ...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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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영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 코스모스도서관 | 23-09-26 2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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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한 노인을 봤다. 그가 창구에 내민 봉투는 도톰하고 겉은 오돌토돌했다. 안에 든 게 뭔가요? 창구 직원이 물었다. 씨앗이요. 알을 밴 물고기의 배처럼 봉투는 울퉁불퉁했다. 씨앗은 보낼 수 없어요. 창구 직원의 대답에 노인...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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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너무나 많은 여름이]
( 코스모스도서관 | 23-09-12 0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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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 꾸는 꿈. 물고기의 꿈. 혹은 청춘들이 생각하는 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 어떤 일이 하고 싶은 소망. 그래서 궁극적으로 사랑이든 명예든 돈이든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되는 일. 하지만 자유이용권이 손에 있어도 지루한 시간과 실망감과 ...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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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작별들 순간들]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3 2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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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것은 언제나 새로이 반복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읽은 페이지를, 문장과 단락을 되풀이해서 읽으며, 매번 그것을 다른 글로 받아들인다. 한 권의 책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책의 마지막 페이...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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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5 2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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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외부에서 끌어 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욕망은 그것을 충동질한 여자의 몸 안에 있다. 그게 아니라면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첫눈에 벌써 욕망이 솟아나든지 아니면 결코 욕망이란 존재하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성욕과 직결된 즉각...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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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바캉스 소설]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7 2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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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사에 대한 집착적인 덕질 끝에 이로아가 도달한 깨달음을 다시금 정리하자면 이렇다. 자유란 없다. 원래도 없었고, 발명된 적도 없었고, 단 한 번도 누군가 그것을 소유했던 적도 없다. 자유란 완벽한 불가능성, 막다른 길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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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 코스모스도서관 | 23-08-28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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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리가 죽은 뒤 바뀐 것들을 이야기했다. 나는 지금 여기 마사틀란에 있고 토마스가 몇 군데 볼 만한 곳을 내게 안내하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존재한다고 생각도 한 적 없는 것들. 우리가 다음에 들를 곳은 만사니요, 토마스의 고향이다. 그다음에는...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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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 코스모스도서관 | 23-08-30 2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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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멀리 떠나기로 결심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그러나 주말이 끝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만 먼 곳으로 가서는 제철 음식을 먹기로 했다 초봄에 어울리는 여리고 어린 쑥과 향기로운 더덕, 살이 오른 어류들, 평소에 좋아 한다고 생각하...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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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각각의 계절]
( 코스모스도서관 | 23-09-01 2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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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그런데 방충망도 있는데 도대체 그렇게 커다란 사슴벌레가 어디로 들어오는 거예요? 정원의 질문에 주인이 잠시 생각하는 눈치더니 이내 득도한 듯 인자한 얼굴로 대답했다. 어디로든 들어와. 그리고 가버렸다. 사슴벌레를 대변하는...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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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파도]
( 코스모스도서관 | 23-08-19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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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네 차례야. 땅에 엎드려서 헐떡여야 해. 달렸기 때문에, 이겼기 때문에 숨이 차. 몸 안의 모든 것이 달리고 승리해서 얇아질 대로 얇아진 것 같아. 늑골을 찰싹찰싹 때리고 용솟음친 혈액은 진홍색이 틀림없어. 발바닥이 따끔거려. 마치 철사로 된...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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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눈 속의 구조대]
( 코스모스도서관 | 23-08-21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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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푹푹쌓이는 날 반쯤 읽은 책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파혼한 애인을 평생 사랑하게 될 그는 모르리라 교회는 왜 자꾸 마을로 내려오고 도서관은 왜 자꾸 산마루로 올라가는지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비탈길 입구는 눈의 나라가 아니었다 119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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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규 [오직 사람 아닌 것]
( 코스모스도서관 | 23-08-23 2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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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난한 흰빛의 최후를 수습한, 이 간결하고 맑은 슬픔은 결백을 달이고 달여 치명에 이른 순백의 맑은 독 같아서 험하게 상한 몸속의 사나운 짐승을 제압하는 일에 쓰인다네 차마, 검은 간 한 방울 떨어뜨려 흐린 제 마음 빛으로나 어둡게 받아야 하는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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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 코스모스도서관 | 23-08-13 2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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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 취급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살아 있는 게 너무 재밌어서 아직도 빗속을 걷고 작약꽃을 바라봅니다 몇 년 만에 미장원엘 가서 머리 좀 다듬어 주세요, 말한다는 게 머리 좀 쓰다듬어 주세요, 말해 버렸는데 왜 나 대신 미용사가 울었는지 모르겠습...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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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코스모스도서관 | 23-08-15 2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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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먼 목소리로 너는 말한다. 이것이 내 사과다. 사과는 어둡구나. 사과는 부드럽구나. 부드러움과 미래는 가깝구나. 사과를 받은 내 마음은 고요하다. 사물들은 끝없이 멀어지고 있었다. 가까워지고 있는 것 처럼 멀어지고 있었다. 사과 이전에도 사과 이후...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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