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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 코스모스도서관 | 24-04-25 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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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 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 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 강이...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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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기념티저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 코스모스도서관 | 24-04-28 1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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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해? 걷는 걸 좋아해? 맛있는 걸 좋아해? 네가 사는 것도 좋아하면 좋겠다 너를 기다리는 카페에서 옆자리 사람들의 대화를 듣는다 아이들 점수, 아이들 담임, 아이들 친구, 아이들 운동장, 아이들 급식...... 학부모 회의 마치고 온 두 사람은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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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엔딩과 랜딩]
( 코스모스도서관 | 24-03-15 2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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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은 예고되었다 아마도 내일쯤이면 우리는 B1- 811에 가닿겠지 이 년 전 처음 그 소행성을 발견했을 때 감염된 마음 조각 하나를 나는 휘트니라고 부른다 왜냐면 그 밤에 의자를 넘어뜨리고 바닥에서 울 때 의지할 곳이라곤 휘트니밖에 없었으므로 당신...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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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영 [오믈렛]
( 코스모스도서관 | 24-03-07 2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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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숲에선 새끼 곰이 깨어났습니다. 자는 동안에도 키는 자랐습니다. 가슴의 흰 반달도 커졌습니다. 곰, 발톱도 길었습니다. 두껍고 새카맣습니다. 자던 자리가 동그랗습니다. 엄마 곰은 어디 가고 없습니다. 빠진 이빨들 흩어져 있습니다. 곰, 외로움 있습...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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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쇼코의 미소]
( 코스모스도서관 | 24-02-28 2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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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모래 속에 두 손을 넣고 검게 빛나는 바다를 바라본다. 우주의 가장자리 같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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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켓 [거침없이 내성적인]
( 코스모스도서관 | 24-02-20 2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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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까지 걸을까? 추운데 목도리 빌려줄게 너는? 난 추위 잘 안 타 추워서 머리가 멈췄나 봐 겨울이라 그런가 차디찬 골짜기인 거야 그곳에 도달한 생각들은 모두 얼어붙는 거지 그 골짜기 다 녹여주고 싶다 그럼 범람할 거야 아무 말이나 쏟아져 나올 거야 그건...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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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호 [홈 스위트 홈]
( 코스모스도서관 | 24-02-16 2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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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와 끈 사이 머리가 있다 잠시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여기서 발만 쭉 펴면 나는 이 세계를 벗어날 수 있다 저는 이제 다른 세계로 떠날 준비가 됐어요 사랑은 무조건 희생인데 사랑은 늘 의심받는다 나는 목사님께 묻는다 목사님 저예요 궁금한 게 있어...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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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흰 글씨로 쓰는 것]
( 코스모스도서관 | 24-02-18 2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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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는 미치는 순간부터 높이를 배웁니다 세상은 작아집니다 그중에서 눈썹은 가장 예민한 숲입니다 바람과 바람이 교배하는 날들이면 어머니의 방문을 두드렸는데 일요일의 적십자는 왜 어둠과 친한 걸까요? 저 십자가들을 상처라고 합시다 나는 상처를 핥아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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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아 [술과 바닐라]
( 코스모스도서관 | 24-02-10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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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라고 한마디만 해. 간단하잖아." 남편은 충고하듯 말했다.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그는 내가 이사를 오기 전에 이모님에게 그 말을 했어야 했다고 했다. 당신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말, 당신의 쓸모가 다했다는 말, 그...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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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여름 외투]
( 코스모스도서관 | 24-02-11 2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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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에 모과가 열렸다 모과나무였구나 모과 냄새를 맡으려고 나무 아래로 갔다 엄마는 티브이 옆에 모과를 두곤 했다 친척이 오면 모과 얘기 모과같이 생겼어 못생겼다는 뜻이라고 했다 아무리 봐도 예쁜데 조롱박을 뇌두기도 했고 소라껍데기가 놓여 있을 때...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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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다 [몽상과 거울]
( 코스모스도서관 | 24-01-24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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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만 부르고 싶은 돌림 노래였다. 우리는 혀 짧은 소리로 마음을 고백했다. 우리는 아무 데서나 졸고 아무 데서나 사랑에 빠졌지만 그게 가끔은 서로를 아프게 했다. 우리는 의미 없이 펄럭이다 끝내 찢어지는 만국기. 우리는 슬픔이 지루해질 때마다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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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밝은 밤]
( 코스모스도서관 | 24-01-29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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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엄마." "너, 사람들이 이혼녀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알아? 다들 뒤에서 뭐라 해" 나는 대답 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그건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아. 엄마. 사람들이 트랙터로 밭을 갈고 있네. 무언가를 심으려고 하나봐. 여름...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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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 코스모스도서관 | 24-01-20 2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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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페인트 빛깔이 어둠에 섞일 때 어떤 믿음은 난간 같았어 야경이라는 건 어둠이 밀려날 수 있는 데까지를 말하는 걸까 이 도시는 사람들의 소원들로 빼곡해 아무도 없는 곳으로 놀러가자 내 손바닥에 밴 아오리사과 향기 그러나 압정을 한 움큼씩 쥐고 ...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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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공룡의 이동경로]
( 코스모스도서관 | 23-12-19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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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되지 못한 사람들이었고 뭔가가 되고 싶 은 사람들이었다.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그저 지금 아닌 다른 모습을 원했다.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이고 싶어했다. 되고 싶다는 마음의 속성은 아마도 잘 시니컬해지지 못하고 아직도 소...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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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현 [아이들 타임]
( 코스모스도서관 | 23-11-21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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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걸 많이 먹으면 슬픈 사람이 된대 그러면 내 심장은 사탕으로 되어 있겠네 짠맛 나는 서로의 입안을 핥으면 녹아내리는 도시 안에 선 것 같고 딱지가 마르면 소금의 기원을 할 것 같지 슈거파우더 부스러진 심장이 세상에 내려앉는 풍경 껍질을 접어 만든... Tag: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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