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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코스모스도서관" 님의 최신글 리스트 rss 인기글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9-09 20:29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사방의 눈 얼어붙는 소리가 땅속 깊숙이 울릴 듯한 매서운 밤 풍경이었다. 달은 없었다. 거짓말처럼 많은 별은, 올려다보노라니 허무한 속도로 떨어져 ... Tag: 밑줄만

기형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8-29 20:46 )

문을 열고 사내가 들어온다 모자를 벗자 그의 남루한 외투처럼 희끗희끗한 반백의 머리카락이 드러난다 삐걱이는 나무의자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밀어 넣고 그는 건장하고 탐욕스러운 두 손으로 우스꽝스럽게도 작은 컵을 움켜쥔다 단 한 번이라도 저 커다란 손... Tag: 시

천명관 [고래]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8-19 20:28 )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그것은 춘희와 같은 감방 안에 있던 한 여죄수의 말이었다. 얼굴이 온통 주근깨로 뒤덮여 있던 그녀는 청산가리가 든 음식을 먹여 자신의 두 딸과 남편을 독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 Tag: 밑줄만

벵하민 라바투트 [매니악]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8-07 21:00 )

”이제 우리 마음속 깊고 근본적인 곳에 정주하던 이성은 죄다 풀려나버렸어. 그게 고삐 잡은 우리를 술에 취한 노새처럼 아무렇게나 끌고 다닐까 두렵다네. 자네도 나처럼 이 광경을 보고 있겠네만 나는 거의 늘 혼자라고 느껴. 우리 인간이 어디까지 추락... Tag: 밑줄만

북클럽문학동네 2024 자선 시집 [잠든 사이 친구가 왔어]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7-29 20:00 )

나는 이따금 오래전 우리의 옛길을 찾아 걷습니다 그 길로 오가는 그때 그 얼굴들을 만나 이슬 묻은 두 손을 바지에 문질러 닦고 맞잡은 두 손을 흔들며 모두의 안부에 기뻐하며 눈물짓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멀리 갔다는 것을 깨달을 때 나는 발... Tag: 시

정유정 [종의 기원]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7-07 21:00 )

"행복한 이야기는 대부분 진실이 아니에요." 해진은 잠시 틈을 두었다가 대꾸했다.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려 해진을 봤다. "희망을 가진다고 절망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세상은 사칙연산처럼 분명하지 않아요. 인간은 연산보다 더 복잡하니까요." 해진은 ... Tag: 밑줄만

장강명 [미세 좌절의 시대]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6-20 22:42 )

그러니 우리가 얘기해야 하는 것은 신문 이후의 세상이다. 뉴 미디어는 어떤 사안을 고발하고 확산하는 데에는 뛰어나지만 사회통합의 기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기존 개념으로는 정의조차 내리기 어려운 새 매체들에 책임을 지우려는 시도는 번번이 ... Tag: 밑줄만

최진영 [단 한 사람]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6-08 19:23 )

하지만 우리는 네 가슴을 본 적이 없잖아. 네가 정말 억울하다면 거기에 문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월화는 증명했다. 학원 건물의 굳게 잠긴 옥상 문 앞에서 그들은 봤다. 그때 그들의 얼굴을 보고 월화는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안도가 아니라 실망하는 ... Tag: 밑줄만

콘비니 마스터피스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5-28 21:08 )

오랜만에 돌아온 일기. 요즘엔 일본 여행 후, 무작정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고 목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7월에 있을 JLPT N3 시험을 준비 중, LEVEL 01 - 04까지 각 레벨마다 45분가량의 강의가 12개씩 있는데 현재 LEVEL 02까지 마... Tag: 일기

박연준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5-29 21:45 )

나귀 나귀 나귀 어느 날 사랑이 온 것처럼 어느 날 사랑은 가겠지 그걸 예감하다 덜덜 떤다 일어나지 말렴 엎드려 죽은 척하렴 늦었다 언제나 나는 너무 늦게 깨닫지 동굴 같은 입속으로 밀려오고 밀려가는 시간의 흐느낌 그걸 나는 나귀, 라고 부른다 너무 커... Tag: 시

최진영 [원도]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6-03 23:38 )

선택을 너무 오래 미루면 결국 누구도 원치 않는 최악의 선택이 나를 선택하게 마련이지. 후회해봤자 소용없어. 시간을 되돌릴 순 없잖아. 장민석의 말이다. 그래서 이 씹새끼야 니가 뭔데 내 앞에서 선택이 어쩌고저쩌고 씨부리는 건데! 원도의 말이다. 착각하... Tag: 밑줄만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5-25 20:43 )

내 앞으로의 소망 하나는 길을 자주 잃게 해달라는 것 절대 길을 안 잃어본 사람이라서 길을 잃을 것 같으면 아예 발길을 돌려 되돌아 나오거나 잃은 길을 땅바닥에 회로로 그려본 다음 그 길을 가뿐히 빠져나온다는 것 그러니 그 못된 버릇을 영영 잃게 해달... Tag: 시

가즈오 이시구로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5-18 22:16 )

”겐지 같은 젊은이들을 그곳에 보내 용맹하게 전사하게 만든 자들 말입니다. 그자들은 지금 어디 있죠? 그들은 여느 때나 다름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잖습니까. 게다가 그들 대다수는 미군 앞에서 굽신거린 덕에 전보다 더 잘나가고 말입니다. 우리를 재앙으... Tag: 밑줄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라쇼몬]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4-30 21:13 )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타인의 불행에 동정하지 않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 불행을 어찌어찌 빠져나오게 되면 이번에는 이쪽에서 뭔가 부족한 듯한 심정이 된다. 조금 과장해 보자면, 다시 한 번 그 사... Tag: 밑줄만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生] ( 코스모스도서관 List | 24-05-03 20:13 )

우리는 다시 나란히 누워 편안하게 정의로운 사람의 잠에 빠져들었다. 하밀 할아버지가 했던 말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틀린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Tag: 밑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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